에이전트 시대, Ted Factory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며#

2026-02-04

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AI 엔지니어로서, 중장기적으로 무엇을 신경 쓰고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자주 고민합니다. 요즘처럼 기술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계획이 흔들리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연스럽다고 해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들림은 결국 제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결과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OpenClaw라는 개인 에이전트 개념이 등장했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대박이다 / 신기하다” 같은 감정도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든 생각은 “새로운 개념이 너무 빠른 속도로 나온다”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곧바로 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내가 지금 맞는 방향으로 잘 걷고 있는가 입니다.

OpenClaw가 보여준 변화의 본질#

제가 느낀 핵심은 여러 요소가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합쳐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항상 켜진 실행 주체(런타임) / 실제 도구 사용 능력(브라우저, 파일, 자동화) / 지속 메모리(컨텍스트 유지) 같은 것들이 결합되면, 제품의 경계가 달라집니다. 기능 하나를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실행하는 존재를 설계하는 시대로 넘어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날것으로 표현하면,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어떤 기능이 실행된다”가 아니라, “사용자가 말을 걸면 실행 주체가 알아서 다음 단계를 이어간다”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실행 주체가 OS / 브라우저 / 업무 도구들에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시작하면, 많은 기능들은 단일 앱이나 확장앱이 아니라, 범용 에이전트 레이어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OpenClaw의 등장이 “새 기술 하나가 추가됐다”가 아니라, 경쟁의 장(레이어)이 바뀌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지점에서 불안이 생겼습니다. 필자는 “AI가 발전하면 1인 사업이 많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꽤 일찍 했고, 그 다음으로는 “콘텐츠 생산을 자동화하고, 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 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Ted Factory라는 컨셉으로 블로그를 열었고, 글도 쓰고 앱도 만들면서 생산과 배포의 시스템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콘텐츠들이 의미가 없어지고, 내가 구축하려는 Ted Factory의 자동화 시스템도 구식이 되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입니다. 예를 들어 필자는 I am your AI라는 AI 에이전트 크롬 확장앱을 만들었는데, AI 브라우저들이 등장하고, 어쩌면 크롬 브라우저 자체도 AI 브라우저 형태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확장앱”이라는 형태 자체가 흡수되거나, 최소한 경쟁 환경이 급격히 바뀔 수 있습니다. 그때도 I am your AI가 사람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이 질문은 사실 “내가 만드는 것이 사라질까”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히는 “내가 지금 쌓고 있는 것이 정말 자산인가”에 대한 점검이기도 합니다. 콘텐츠와 제품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집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레이어가 바뀌면, 결과물은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결국 제가 붙잡아야 하는 것은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판단 기준이라고 느꼈습니다.

“기술을 더 파야 하나 / 자산을 더 쌓아야 하나”라는 고민#

이 불안은 결국 선택지처럼 보였습니다. 하나는 AI 관련 기술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익혀서, 기술적으로 상대적 상위의 AI 엔지니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콘텐츠이든 다른 무엇이든, 가치가 있는 자산을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길입니다. 필자는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고민을 길게 하다 보니, 이 둘은 사실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설계해야 한다는 결론에 가까워졌습니다. 기술을 파는 것이 자산 축적을 도와야 하고, 자산을 쌓는 것이 다시 기술 흡수를 빠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선택이 아니라, 둘을 연결하는 루프를 만들지 않으면, 기술 변화가 있을 때마다 필자는 매번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이 루프를 “모니터링 → 판단 → 적용 → 자산화 → 피드백”으로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루프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캘린더와 작업 흐름 속에 박아 넣는 것입니다. 루프가 굴러가면 불안이 줄어듭니다. 불안이 줄어들면 실행이 늘고, 실행이 늘면 데이터가 쌓이며, 데이터가 쌓이면 판단이 더 빨라집니다.

결론 1: 지식량이 아니라 “흡수 → 전환” 능력이 중요합니다#

요즘처럼 봇물처럼 기술이 밀려오는 시대에는, “얼마나 많이 아는가”라는 질문이 별로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 기술을 내 시스템에 빠르게 반영해 가치로 전환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기술을 하나하나 꼼꼼히 완벽하게 이해하려고만 하기보다는, 다음 과정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려고 합니다.

  • 메인 피쳐 파악: 이 기술이 새롭게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 이득 판단: 내 시스템(Ted Factory / 제품 / 커리어)에 어떤 이득이 될 수 있는지 판단합니다.
  • 적용: 작게라도 붙여보고, 효과가 있으면 확장하고, 없으면 빠르게 버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가 아니라, “반영을 빠르게 한다”입니다. 필자는 이 과정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필자는 기술을 볼 때 “완성된 이해”를 목표로 하기보다, “작은 적용”을 목표로 두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 새로운 개념을 보면, “내가 쓰는 워크플로우에서 어디에 꽂히는가”를 먼저 찾습니다.
  • 당장 적용할 곳이 없으면, “언젠가 쓸지도 몰라”로 저장만 하지 않고, 과감히 보류 목록으로 보냅니다.
  • 적용할 곳이 있으면, 최소 기능으로 붙여서, 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절약되는지 숫자로 확인합니다.

기술은 결국 도구입니다. 도구는 “아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에서 가치가 생깁니다. 필자는 이 당연한 문장을 계속 잊어버리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다시 적어둡니다.

Ted Factory를 “콘텐츠 공장”이 아니라 “플레이북 공장”으로 봅니다#

Ted Factory를 제가 계속 붙잡는 이유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작업 표준(SOP)과 템플릿을 축적하고 싶어서입니다. 글 / 앱 / 자동화 스크립트는 결과물이고, 진짜 자산은 “그 결과물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Ted Factory를 다음 요소들의 묶음으로 정의해보려고 합니다.

  • 주제 센서: 어떤 주제가 Needs가 있는지 탐지하기 위한 실험 채널(블로그, 뉴스레터, 앱 배포 등)입니다.
  • 생산 라인: 아이디어를 글이나 제품으로 바꾸는 템플릿, 체크리스트, 최소 기능 구현 방식입니다.
  • 유통 라인: 배포 채널, 요약 포맷, 업데이트 주기, 재활용(리패키징) 규칙입니다.
  • 학습 라인: 피드백을 수집하고 다음 실험으로 연결하는 기록 방식입니다.

이렇게 보면, 특정 글 하나가 별로 반응이 없더라도 시스템은 남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이 남아 있으면, 기술 변화가 와도 “공장 전체”가 아니라 “특정 공정”만 갈아끼우면 됩니다.

결론 2: 가치 판단은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가(Needs)”로 하면 됩니다#

나 자신이나 내가 만든 콘텐츠가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단순합니다.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입니다. 다시 말해서 Needs가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 가면 됩니다.

AI 엔지니어로서 나의 가치를 키우려면, 인력 시장에서 어떤 AI 엔지니어를 찾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그에 맞는 구체적인 역량을 파악하고 키워 나가면 됩니다. 반대로 콘텐츠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방향으로 가설을 세워서 콘텐츠를 생산하며, Needs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이 콘텐츠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을까” 같은 질문은 우선순위가 내려갑니다. 대신 “이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지금 당장 도움이 되는가 / 반복해서 소비되는가 / 행동으로 이어지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게 됩니다.

여기서 제가 특히 신경 쓰고 싶은 것은 “반응”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좋아요나 조회수는 신호일 수 있지만, 그 신호는 때로 너무 가볍습니다. 반면에 저장 / 구독 / 재방문 / 질문 / 의뢰 / 유료 전환 같은 행동은 훨씬 강합니다. 필자는 앞으로 콘텐츠와 제품을 평가할 때, 감정적인 만족보다 이런 행동 신호를 우선으로 보려 합니다.

I am your AI는 “확장앱”이 아니라 “워크플로우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AI 브라우저가 오면 확장앱이 불리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확장앱이 브라우저 내부 기능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I am your AI를 “확장앱의 기능 묶음”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반복 업무를 표준화해주는 워크플로우”로 정의해야 합니다.

즉, 핵심 경쟁력은 버튼 위치나 UI가 아니라,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 도메인에 맞춘 플레이북: 사용자가 자주 하는 일을 안전하게 자동화하는 단계별 규칙입니다.
  • 신뢰와 안전장치: 자동화가 실수를 줄이도록, 확인 포인트와 롤백 루틴을 갖추는 것입니다.
  • 기록과 학습: 사용자의 맥락을 쌓되, 사용자가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만약 브라우저가 AI-native로 진화한다면, 오히려 필자는 그 변화에 올라타야 합니다. “크롬 확장앱”이라는 형태를 고집하기보다, 제가 만든 워크플로우가 어떤 레이어에서도 살아남도록, 더 작은 단위의 모듈과 템플릿으로 자산을 쪼개 놓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3: 불안은 중요하지 않고, 모니터링 루틴이 중요합니다#

세상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확신할 수 없어서 불안감이 생겼지만, 그 불안감은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고, 생각보다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불안이 커질수록 필자는 행동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할수록 불안이 더 커집니다.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단순하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상과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가치가 있는 방향을 파악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측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변화가 보일 때마다 빠르게 판단하고 반영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이 말을 더 구체화하면 “모니터링을 일정으로 만든다”입니다. 필자는 다음을 최소 루틴으로 두고 싶습니다.

  • 기술 모니터링: 한 주에 한 번은 에이전트 / 브라우저 / 툴링의 변화를 훑고, 내 작업에 꽂히는지 판단합니다.
  • 시장 모니터링: 채용 공고와 프로젝트 사례를 보며, 어떤 역량이 실제로 돈과 일로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 결정 기록: “이번 달은 무엇을 붙이고 무엇을 버릴지”를 짧게라도 적어둡니다.

이 루틴이 있으면, 불안이 커질 때마다 “생각을 더 해야지”가 아니라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 다음 액션을 하자”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불안을 이기는 것은 더 많은 생각이 아니라, 더 많은 실행이라고 믿습니다.

최종 결론: 결과가 맞을지는 몰라도, “능력”에 집중합니다#

지금 가는 방향이 결과적으로 맞는 방향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OpenClaw나 AI 브라우저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고, 더 큰 변화도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집중해야 할 것은 “지금 내가 만드는 디지털 콘텐츠들이 가치가 있는가”를 과도하게 심판하는 일이 아니라, 다음 두 가지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 생산 / 배포 능력: 콘텐츠와 제품을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배포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 가치 판단 능력: Needs를 감지하고, 신호를 해석하고, 다음 방향을 정하는 능력입니다.

이 두 가지가 쌓이면, 개별 콘텐츠가 실패하더라도 시스템은 강해집니다. 그리고 시스템이 강해지면, 기술 변화가 와도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라, 더 빠르게 흡수하고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결국 이 루프를 강화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결국 제가 원하는 마인드는 단순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맞나”를 과하게 판단하기보다, “내가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배포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방향의 정답은 미래에 가서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루프를 돌리는 습관은 지금부터 만들 수 있습니다. 필자는 그 습관을 통해, 에이전트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려 합니다.